FOMO, JOMO, 포모증후군, 폭락장, 주식투자, 인플레이션, 자산관리
적금 통장만 들여다보며 불안해하던 그 시절, 포모(FOMO)와 조모(JOMO) 사이에서 흔들렸던 경험을 있는 그대로 풀어봅니다. 지금 같은 심리적 불안을 겪고 있다면, 이 글이 조금이나마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포모(FOMO) 증후군, 저도 피해 가지 못했습니다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란 '나만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극심한 불안감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남들은 다 버는데 나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공포가 판단력을 흐리는 심리 상태입니다. 제가 이 감정을 가장 심하게 느꼈던 건 1~2년 전, 점심시간마다 동료들이 주식 앱을 켜놓고 상한가 종목 얘기를 쏟아낼 때였습니다.
"이번 달에 차 한 대 값 벌었다"는 말이 귀에 박혔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웃으며 맞장구를 쳤지만, 속으로는 '이대로 가다가 나만 벼락거지가 되는 것 아닐까' 하는 불안이 차올랐습니다. 매달 꼬박꼬박 넣던 적금이 갑자기 바보 같은 선택처럼 보이기 시작했고, 홧김에 적금을 깨고 아무 종목이나 따라 살까 수없이 고민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충동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가 낭패를 봤다는 지인도 제 주변에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행동 재무학(Behavioral Finance) 분야에서는 이 포모 심리가 투자 손실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군중 심리에 휩쓸려 고점에서 매수하고 저점에서 매도하는 패턴이 반복되는 것도 결국 이 포모에서 비롯됩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투자자 행태 분석 자료에서도 개인 투자자가 기관이나 외국인 대비 고점 매수 비율이 높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제가 그 시절 포모를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의지가 강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단지 시장을 잘 몰랐고, 겁이 많았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겁'이 결과적으로 저를 지켜줬습니다.
폭락장이 왔을 때, 조모(JOMO)의 감각을 처음 알았습니다
조모(JOMO·Joy of Missing Out)란 '소외된 덕분에 오히려 기쁘다'는 심리를 가리킵니다. 남들의 수익률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자리를 지킨 데서 오는 안도감이자 만족감입니다. 저는 이 감각을 폭락장이 본격화되면서 처음으로 제대로 느꼈습니다.
그토록 자랑스럽게 종목을 외치던 친구가 어느 날 조용히 연락을 해왔습니다. "나 지금 마이너스 45%야." 그 말 한 마디가 저한테는 어떤 재테크 책 한 권보다 강렬한 교훈이었습니다. 빚을 내서 투자했던 동료는 마진콜(Margin Call) 상황까지 내몰렸습니다. 그 동료는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출근했고, 얼굴이 눈에 띄게 초췌해졌습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비로소 안도감이 밀려왔습니다.
변동성 지수(VIX)가 연일 치솟던 그 시기, 저는 밤에 편히 잘 수 있었습니다. 그 공포의 한가운데서 제 자산은 고스란히 남아 있었고, 그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그제야 실감했습니다.
폭락장 속에서 조모를 경험한 분들이라면 다음 상황들이 익숙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 주식 앱 알림을 끄거나 앱 자체를 삭제하고 마음이 편안해진 경험
- 손실 소식을 전하는 지인을 보며 "나는 안 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 순간
- 예·적금 이자가 소박하더라도 원금이 그대로라는 사실에서 위안을 얻은 경험
- 뉴스의 급락 속보를 봐도 내 삶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안정감을 처음 느낀 순간
이 감각 자체는 분명히 가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멈추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이라는 조용한 적, 조모에도 맹점이 있습니다
조모의 안도감에만 기대는 것은 또 다른 함정입니다. 현금과 예·적금으로 원금을 지켰다는 사실에만 안주하다 보면, 인플레이션(Inflation)이라는 조용한 위험을 놓치기 쉽습니다. 인플레이션이란 화폐의 구매력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현상으로, 같은 100만 원으로 살 수 있는 것이 해마다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연간 물가상승률이 3~4%라면 금리 2%짜리 예금에 돈을 넣어둔 것은 숫자상 원금은 보존되지만 실질 구매력은 매년 1~2%씩 깎이는 셈입니다. 이를 실질 수익률(Real Return)이라고 하는데, 명목 수익률에서 인플레이션율을 뺀 것입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꾸준히 2~5% 구간을 오가고 있습니다. 저금리 예금만으로는 실질 자산이 줄어드는 구조가 사실상 고착되어 있는 것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폭락장에서 살아남은 것만으로 다 해결됐다고 느꼈는데, 조금 더 들여다보니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주식 시장의 급등락에 흔들리지 않는 심리적 안정은 조모가 주지만, 장기적인 자산 보호는 그것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제가 지금 실천하고 있는 방향은 단순합니다. 남의 수익률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제 위험 감내 수준(Risk Tolerance)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천천히 구성하는 것입니다. 위험 감내 수준이란 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했을 때 심리적으로 버텨낼 수 있는 최대치를 뜻합니다. 빚을 내지 않는 선에서, 잠을 빼앗기지 않는 범위 안에서, 분산 투자의 원칙을 지키며 시장에 다가서는 방식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포모(FOMO)와 조모(JOMO)는 투자에서 어떻게 다른가요?
A. 포모는 '남들이 다 버는데 나만 뒤처진다'는 공포에서 비롯된 충동적 행동 심리이고, 조모는 그 반대로 '참은 덕분에 오히려 안전하다'는 안도와 만족감입니다. 투자 결정에서 포모는 고점 추격 매수로 이어지기 쉬운 반면, 조모는 과도한 무투자 상태로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방치하는 함정이 될 수 있습니다. 두 심리 모두 극단으로 가면 손해입니다.
Q. 폭락장에서 투자를 안 한 게 정말 현명한 선택이었나요?
A. 단기적으로는 원금 보존이라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유리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무조건 옳은 전략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폭락장은 동시에 저가 매수의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건 '하지 않은 것' 자체가 아니라, 왜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었느냐입니다. 기준 없이 불안해서 못 들어간 것과, 원칙에 따라 관망한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Q. 예·적금만 해도 인플레이션을 이길 수 있나요?
A. 결론부터 말하면, 일반적으로 어렵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금 금리를 웃도는 구간에서는 예·적금 실질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 통계에서도 이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물론 원금 보장이라는 심리적 안정 가치는 크지만, 장기 자산 형성을 목표로 한다면 인플레이션을 상회하는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 수단을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Q. 폭락장 이후 지금 시장에 들어가는 건 늦은 건가요?
A. 시장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전문가도 어렵습니다. 제 경험상 '지금이 최적인가'를 고민하는 시간보다, 자신의 위험 감내 수준을 파악하고 분산 투자 원칙을 세우는 데 에너지를 쓰는 게 훨씬 실용적입니다. 한 번에 큰 금액을 투자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적립식 분할 매수처럼 매달 일정 금액을 나눠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입 리스크를 분산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Q. 조모 심리를 유지하면서 투자도 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조모의 핵심은 남의 수익률에 끌려다니지 않는 심리적 독립입니다. 그 심리를 유지한 채 자신의 기준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며 투자하는 것은 오히려 가장 건강한 투자 태도에 가깝습니다. 불안에서 투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확신을 갖고 내 속도에 맞게 움직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폭락장을 겪으며 조모의 기쁨을 처음 알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으려고 합니다. 남들의 손실에 안도하는 것은 출발점일 뿐이고, 진짜 목표는 내 기준으로 자산을 키워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점점 더 확고해집니다. 포모에도 흔들리지 않고, 조모에도 안주하지 않는 것. 그 균형이 지금 제가 찾아가고 있는 답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 전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출처:https://www.fss.or.kr/fss/main/main.do?menuNo=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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